[비교시승]악동과 악동이 만나다.


장난기를 감출 수 없다언제나 뛰쳐나갈 궁리를 하고그의 표정에선 언제나 활기와 짓궂음이 느껴진다그런 그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주변엔 묘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것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성격을 가진 이들이 만났다오랜 시간 악동으로 이름을 떨쳐온 미니(MINI) 해치백 JCW와 새롭게 악동으로 떠오른 벨로스터 이다이 둘 모두 고성능 해치백을 추구한다그리고 통제 받고 싶어하지 않는다날뛰고자 하는 기질이 가득하기 때문에 섣불리 휘두를 수 없다그럼에도 이들이 우리에게 도발적인 메세지를 던진다. “만만하게 보지마우린 재미있지만 동시에 무서운 놈들이야쫄지 말고 덤벼봐


독보적인 캐릭터. 미니 해치백 JCW



미니가 당초 국민차작고 운전하기 편하며 연비도 좋은 경제적인 차량으로 태어났다면 지금의 미니는 라이프 스타일 아이콘이다미니 오너들만의 독특한 문화를 형성하고 팬덤을 만들어낸다그 중에서도 미니의 고성능 브랜드 JCW를 입은 미니 해치백은 가장 21세기의 미니 다운 미니그들이 괜히 고 카트 필링을 강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3세대로 넘어오며 더욱 공격적이고개성적인 디자인을 담은 미니 해치백 JCW모든 부분이 눈에 띄지만그 중에서도 반드시 언급해야 하는 부분은 바로 테일 램프다미니의 상징 중 하나인 유니언 잭을 1/2로 나누어 테일램프에 심었다쭉쭉 뻗은 라인 속 후진등과 방향 지시등을 센스 있게 분배했다여러 요소 중 기존 오너들이 가장 부러워 할 만한 요소다.



수시로 터지는 배기음 소리는 상당히 경쾌하다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는 거리가 멀다스포츠 모드를 두고 달려나가다 변속이 될 즈음에 발을 떼면 하는 소리 가 들려온다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이 소리 덕분에 자꾸만 RPM으로 장난을 친다
 
미니의 달리기 실력은 딱히 흠 잡을 곳이 없다현행 모델이 3세대 모델이라고 하지만이는 지금과 같은 라인업을 갖추기 시작한 시기를 기준으로 했을 때의 이야기다. 1959년부터 60년 가까이 쌓아온 노하우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전작들이 그러하였듯 경쾌한 거동을 바탕으로 운전자에게 끊임 없는 재미를 준다.



그러나 모든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가장 아쉬운 점은 8단 변속기가 아닌 6단 변속기가 유지되었다는 점이다. 8단 변속기에 대한 검증이 부족해서는 아닐 것이다오는 2019년에 출시될 연식 변경 모델에서는 8단 변속기가 적용될 예정이라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것도 아니면서 굳이 차이를 나눈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
변속기와 함께 따라오는 또 하나의 아쉬움이 있다그것은 바로 변속기와 함께 전작의 것을 그대로 따라온 기어노브 이다초창기 모기업의 그것을 떠올리는 전자식 기어노브의 이미지가 유출되며 미니 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고조시켰던 JCW하지만 전작의 기어노브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비난 아닌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Here Comes A Challenger, 현대자동차 벨로스터 N



그에 비해 현대자동차의 N은 새롭게 나타난 슈퍼루키다벨로스터 N은 그 두번째 주인공이자 국내 데뷔모델이다거기에 ‘Feel the Feeling’이라는 당찬 슬로건도 붙였다현대자동차가 스포츠카로 분류되는 모델을 처음 만든 것은 아니지만 고성능이라는 타이틀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은 처음이다이를 위해서 고성능 차량 개발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을 대거 영입해온데다 그 어느때 보다 엄격한 개발 기준을 적용했다고 하지만 그들이 과연…’이라는 생각을 지우기는 쉽지 않다.
 
벨로스터를 기본으로 하기에 전반적인 인상은 크게 이질적이지 않다그러나 곳곳에 적용된 전용 파츠로 인해 그 디자인은 결코 같다고 할 수 없다거대한 리어 스포일러를 비롯한 각종 에어로파츠는 현대자동차가 그간 적용해왔던 튜익스(TUIX)와는 전혀 다른 인상이다.



미니 해치백 JCW의 배기음이 경쾌한 소리를 들려줬다면벨로스터 N은 더욱 날카로운 소리를 들려준다둘을 함께 세우고 들으니 벨로스터 N의 소리가 더욱 신경질 적이다배기음이 차량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그러나 벨로스터 N의 배기음은 벨로스터N은 이런 차를 목표로 했습니다와 현대자동차도 이런 배기음과 그에 걸맞는 차를 만들 수 있습니다를 적극적으로 어필한다.
 
그렇다면 벨로스터 N은 소리만 요란한 모델일까고객 출고 직후 일명 뻥마력논란에 휩싸였던 벨로스터 이지만 그 성능은 충분히 출중하다각각의 단수에서의 반응은 물론 극한 상황에서의 한계치를 궁금하게 만든다이번 비교 시승의 코스는 모두 일반 도로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서킷에서와 같은 극한의 성능을 끌어내지는 못했으나 벨로스터 N은 일상에 강렬함을’ 줄 수 있는 장난감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점은 기대 이상의 민첩한 레브매칭이다아직까지 자동 변속기 모델이 출시 되지 않은 벨로스터 N이기 때문에 수동변속기가 익숙치 않은 이라면 이 기능보다 반가운 것은 없을 것이다아주 당연하지만 레브매칭 기능이 벨로스터 N만의 기능은 아니다하지만 이거 제대로 작동되긴 할까와 같은 걱정 없이차근차근 순서대로 기어 단수를 내려간다면 이보다 반가운 기능은 없을 것이다.


Round 1. 실용성



미니 해치백 JCW와 현대 벨로스터 모두 명실상부 고성능 핫해치이러한 모델을 구매한다는 것은 자동차에 상당히 빠져있는 고객임을 의미한다특히나 벨로스터 N과 같이 수동변속기만 존재하는 모델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더욱 그러하다하지만 그런 고객들 역시서킷을 밥 먹듯 간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결국 일상적인 시내 주행이 더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그런 점에서 미니 해치백 JCW는 무릎관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아무리 퍼포먼스를 중시하고 수동 변속기의 재미를 포기할 수 없다 하여도 출퇴근 길의 정체 속에서는 무릎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 벨로스터 N은 미니 해치백 JCW가 갖지 못한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다비단 벨로스터 N만의 장점이 아닌 기본형 벨로스터도 동일한 점이다그러나 상대가 미니 이기에 가능한 장점이다하나뿐이지만그래도 2열 도어가 있다는 점이다.
이는 2열의 활용성만의 문제가 아니다세대를 거듭할 수록 커지는 크기에 그만 커졌으면 좋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오고 있는 미니지만기본적으로 컴팩트한 차체를 바탕으로 한다트렁크 공간이 넓을리도 만무하다반면 벨로스터 N은 하나 더 있는 문 덕분에 2열은 물론 트렁크까지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추후 벨로스터 N에도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모델이 추가된다면 대결의 승자는 누구라고 굳이 말 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Round 2. 가격



금액만 가지고 모든 것을 판단할 수 없기에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크기도 더 작고제원 상 최고출력 역시 더 낮은 미니 해치백 JCW의 공식 판매가격은 5030만원수동변속기라는 점을 제외하곤 나름의 고급스러움과 스포티함편의사양을 고루 갖춘 벨로스터 N의 가격은 약 3100만원이다(퍼포먼스 팩 및 기타 선택사양 포함 시). 단순히 금액만 볼 경우 미니 해치백 JCW를 구매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섣불리 답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문화갓 세상에 나온 벨로스터 N은 아직 모든 것이 도전과제다새롭게 만들어나가야 하는 동시에 지금의 성능과 이미지를 증명해야 한다는 거대한 도전과제가 있다.



반면 미니 해치백 JCW는 미니 라는 브랜드를 구매한다. ‘미니 JCW는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고성능 브랜드이라는 위험한 평가는 내릴 수 없으나오랜 기간 미니 오너들이 쌓아온 그들만의 문화가 존재하는 동시에 그들의 기술에 대한 증명을 해왔다그 어느 브랜드도 쉽사리 따라하지 못하는 미니만의 문화다믿음과 문화에 대한 가격이라고 한다면약 1900만원의 가격 차이는 결코 비싼 금액은 아닐 수 있다.


Round 3. 퍼포먼스


고성능 해치백의 미덕은 잘 달리고 잘 멈추는 것이다여기에 꽤나 민첩한 코너링 반응이 함께 한다면 이는 어른들을 위한 완벽한 장난감의 반열에 오를 수 있게 된다그런 의미에서 미니 해치백 JCW와 벨로스터 N은 고성능 해치백의 기본을 아주 충실히 따르고 있다
 
미니 해치백 JCW의 장점은 짧은 휠 베이스에서 오는 거동의 잔망스러움이다. ‘내가 괜히 악동이라 불리우는게 아니야라고 말하듯 짧은 차체에서 통통 튀는 움직임을 전달한다비록 세대를 거듭할 수록 그 덩치를 키워온 미니의 모델들이지만여전히 작고 아담한 사이즈를 바탕으로 미니만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인다.



벨로스터 N은 이 차량에 대한 기대치에 따라 다르게 다가온다. ‘현대가 고성능을 만들었다고? AMG나 수준은 내고서 고성능이라고 말하나?’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조금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이 차는 2.0L 터보 엔진이 장착된 모델이다이러한 기대치는 기준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반면 그래봤자 현대그래봤자 벨로스터라는 생각으로 이 모델을 마주한다면 강렬함을 느낄 수 있다스티어링서스펜션배기음까지 운전자의 입맛에 맞춰 변화하는 벨로스터 N은 분명 기존의 현대자동차에 대한 인식을 깨뜨린다고속 주행부터 격한 와인딩에 이르기까지 벨로스터 N은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없다.


섣불리 선택하기 힘든, 즐거운 고민




미니 해치백 JCW와 현대 벨로스터 N은 모두 매력적인 모델이다고성능을 지향하고그에 걸맞는 성능을 보여준다거기에 둘 다 고유의 개성을 갖고 있다서로가 가지고 있는 개성이 너무나 독특하기에 어떤 것은 정답이고 다른 하나는 오답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이 둘 사이에서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면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핫해치 중 가장 재미있는 모델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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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필 에디터 gcarmedia@g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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