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경험해보라’기엔 너무 먼 그대, 쉐보레 이쿼녹스


쉐보레를 구원하기 위한 첫번째 외국인 용병이 첫 발을 내딛었다. ‘SUV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이후 처음으로 등장한 외국인 용병은 바로 중형 SUV 이쿼녹스다. 딱히 새롭지는 않다. 현재의 상황이 오기 전부터 이쿼녹스의 국내 출시는 예정되어 있었고 국내 인증 또한 지난 2월 이미 마친 상태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리가 이쿼녹스에 거는 기대는 굉장히 크다. 물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군산공장은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한국GM은 살아남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하는 악산(惡山)을 만났기 때문이다. 이쿼녹스는 악산의 초입에서 만난 산을 넘는데 도움을 줄 도구와 같은 존재다. 그렇기 때문에 쉐보레는 이쿼녹스를 성공적으로 활용해야만 하고 업계 관계자와 고객들은 이쿼녹스가 과연 그만한 도구인가를 살필 수 밖에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18일 한국GM이 진행한 이쿼녹스 미디어 시승회에 참가했다.



그렇다면 이쿼녹스는 어떤 도구일까. 생각보다 넓은 실내는 합격점이다. 겉으로 보기에도 결코 작은 차는 아니다. 하지만 동급 경쟁모델이 뭐가 있지 생각해보면 이쿼녹스의 덩치가 작아보이는 착각이 일어난다. 이러한 외관 덕분에 실내가 더욱 넓어 보이는 장점 아닌 장점이 생긴 셈이다. 더군다나 말리부를 닮은 인테리어 레이아웃은 쉐보레를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구조다. 다만 여전히 세련되지 못한 고딕체의 폰트로 운전자를 반기는 클러스터 디스플레이는 아쉬운 부분이다.
 
이쿼녹스는 온 가족이 함께하는 일상과 여유를 노린다. 이를 위해 단순히 넓은 공간만을 택한 것은 아니다. 모든 차급의 최신 모델에 적용되는 것들은 아니지만 이쿼녹스는 중형 SUV답게 상당히 많은 편의 장비를 탑재한다. 1, 2열 탑승자가 모두 넉넉히 사용할 수 있는 12V 파워 아울렛과 USV 포트는 당연히 보일지 몰라도 세심한 배려다.
뿐만 아니라 3~40대 가족을 타깃으로 하며 탑재된 2열 승객 리마인더는 혹시 모를 불의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세심함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쿼녹스가 도구로서 디자인과 조작감이 무탈했다면 도구로서의 활용도는 어떨까. 이쿼녹스에 탑재된 1.6 디젤 터보 엔진은 크루즈 디젤에 탑재된 그것과 동일한 엔진이다. 물론 크루즈 디젤과 다른 차량이기 때문에 세부 설정은 다르겠으나 기본적인 성능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엔진이 끌어야 하는 몸의 크기가 다르다. 북미시장에 판매되는 모델과 동일한 GEN3 6단 변속기가 장착되어 최고 출력 136마력, 최대 토크 32.6kg.m을 발휘하지만 1.7톤에 육박하는 중형의 SUV 몸집은 경쾌한 움직임을 보이고 싶어도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무거운 발걸음을 떼며 속도를 올리면 탄력을 받기 시작한다. 속도가 빠르게 오르지는 않는다. 하지만 부드러운 변속만큼은 일품이다. 구렁이가 담을 넘어가듯 부드럽게 올라간 변속기 덕에 차량의 속도 역시 어느새 중고속의 영역까지 올라간다.



저속과 중고속을 반복하는 동안 기자를 고민에 빠지게 한 요소가 있다. 바로 차체를 계속 흔드는 서스펜션이다. 편안한 시티 드라이빙을 위한 세팅인가 생각해보아도 차선을 변경할 때 마다 좌우로 흔들리는 몸은 편안함과 어지러움의 사이에서 고민하게 만드는 요소다.  편안함과 안전성, 효율을 무기로 시장에 내세운 모델에게서 이런 느낌을 받는 다는 것은 긍정적인 평가보다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는 방송 프로그램제목 처럼 세상에 나쁜 차는 없다. 각각이 장점과 단점이 있고 추구하는 바와 특성이 다른 것일 뿐이다. 이쿼녹스 역시 마찬가지다. 시승회에서의 짧은 시승이었기 때문에 미처 알아채지 못한 장점과 단점 역시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차는 있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이쿼녹스는 특출 나지 않은 무난한 인상을 전달한다. 문제는 바로 여기서 발생한다. 무난한 성능의 대중적인 차량을 쉽게 접근하기 힘든 가격대가 함께 한다. 한국 GM 관계자는 국내 판매되는 이쿼녹스는 북미 시장에 판매하는 모델보다 한 단계씩 높게 구성했다. 국내의 LS 트림은 북미지역의 LT 트림을, 국내의 LT 트림은 북미지역의 프리미어 트림을, 국내의 프리미어 트림은 북미의 프리미어 풀옵션에 준하도록 구성했다 북미를 포함해 해외 각국에서 증명된 이쿼녹스의 편안함과 안정성을 느껴보시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이쿼녹스를 경험해보라고 추천하기엔, 가격의 벽이 너무나 크다.


당신이 알고 싶은 자동차의 모든 정보 <GCar>
최정필 에디터 gcarmedia@gcar.co.kr




관련글


2018/06/18 - [업계 소식] - 쌍용차, 남양주정비사업소 신규 개소로 서비스역량 강화

2018/06/18 - [신차 정보] - 색다른 가성비, 르노삼성 QM3 RE S-에디션 200대 한정 출시

2018/06/18 - [업계 소식] - 토요타 자동차 ‘2018 토요타 글로벌 환경의 달’ 진행

2018/06/18 - [신차 정보] - 4도어 쿠페 세그먼트의 개척자, 벤츠코리아 3세대 더 뉴 CLS 프리뷰 개최

2018/06/15 - [신차 정보] - 포르쉐 새 시대의 진화, 3세대 신형 카이엔 공개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