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스웨덴 식 품격. 볼보 S90 D5 인스크립션


이거 생각보다 크네?”

차를 잘 모르는 친구가 S90을 보자마자 던진 감상이다. 볼보 라인업에서 세단을 뜻하는 S, 최상위 모델군을 뜻하는 90이 합쳐진 이름의 S90이다. 5m가 조금 안되는 S90의 전장은 E 세그먼트의 수입차 중 큰 편에 속한다. 단순히 전장만을 가지고 차량의 급을 완벽히 나눌 수는 없지만 볼보의 플래그십인 만큼 웅장함과 고급스러움이 필요한 모델이다.


지난 2016년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첫 공개된 후, S90은 같은 해 9월 국내에 출시됐다. 독일 브랜드가 절대적인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S90의 앞길은 결코 평탄해 보이지 않았다. 국내 출시된 지 약 2. 치열하다 못해 난전이 펼쳐지고 있는 수입차 시장 속에서 S90은 조용히 자신만의 위치를 만들어냈다.



S90의 첫 인상은 세련된 신사. 스웨덴을 방문 해 본 적은 없지만 스웨덴의 귀족을 만난다면 이와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까 짐작된다. 거기에 S90의 시그니쳐 컬러인 머슬 블루가 적용된 외관은 국내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흰색 혹은 검정 일색의 중형~대형 세단과는 다른 인상을 풍긴다. 거기에 새로운 볼보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구성하는 토르의 망치 모양의 헤드램프는 기존의 특색 없는, 성능에만 충실했던 볼보가 드디어 디자인에도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점을 부각한다.



그런데 이러한 점이 상당히 중요하다. 과거의 볼보는 안전을 위해선 그 어떤 것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뚝심을 갖고 있었다. 옛 어른들이 말하길, ‘볼보? 디자인이 어쩌고 승차감이 어쩌고 해도 안전 하나만큼은 절대적이었지. 그거만으로도 믿고 탈 수 있어라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의 볼보는 다르다. 헤드램프 디자인 하나로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대변할 수 있다. 볼보는 S90의 출시를 기점으로, ‘안전을 양보할 생각은 없지만 디자인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볼보의 이런 다짐은 고객의 심리를 잘 파고들었다. 매끄러운 선, 세련된 조형미, 최신의 인터페이스가 가미됐다. 여기에 스칸디나비아 감성을 아낌없이 버무렸다. 원목 소재를 적극 사용해 타 브랜드와 다른 느낌의 고급스러움을 완성했다. 실내이기 때문에 풍파를 겪으며 완숙미를 더해가는 맛은 없겠지만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기어를 드라이브(D)에 두고 차량을 움직이기 시작한다. S90 D5 인스크립션에 탑재된 엔진은 직렬 4기통 트윈 터보 디젤 엔진. 최고출력 235마력 최대토크 48.9kg.m를 발휘한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E220d가 싱글터보를 탑재해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 토크 40.8kg.m을 발휘하는 것을 생각해본다면 특출난 성능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2.0L 디젤 모델을 운용하며 어떻게 운전할 것인가를 생각해본다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성능이다. 디젤 특유의 진동이 올라오지만 특별히 요란스럽지도 않다. 촬영 보조를 위해 따라 나선 친구의 이게 벤츠보다 힘이 약하거나 진동이 세거나 하진 않지?”라는 질문에 전혀 그렇진 않지만 벤츠가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지로 답한다.



고속도로에 올라 속도가 시속 100km까지 오른다.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 법 하지만 S90은 꾸준히 밀고 나간다. 외부의 풍절음은 적당히 절제되고, 편안함은 유지된다. 앞서 가는 차량 한대를 추월하기 위해 엑셀을 깊게 가져간다. 무슨 일이 있냐고 물어보듯 부드럽게 속도가 오른다. 터보렉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압축공기를 저장하는 파워 펄스 탱크가 장착됐다는 점을 뒤늦게 깨닫는다.



하지만 소위 뒷통수를 치는 강한 펀치력은 느껴지지 않는다. S90이 무엇을 목표로 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즉각적으로 달려나가는 것이 아닌 더 빠르게? 오케이. 부드럽게 올려보자를 전달한다. 너나 할 것 없이 강력한 성능, 강한 가속력을 강조할 때 S90은 철저히 편안하고 안락한 세단을 추구한다. 그러면서도 둔하지 않다. 헤어핀에 가까운 고갯길에서도 묵직하게, 그러나 운전자가 원하는 바를 충실히 이행한다.




귀족이 품격을 잘못 강조하면 권위의식에 빠진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품격이라는 것은 쉽게 모방할 수 없다. 타고난 성품과 품위라는 것은 오랜 시간 보고, 배우고, 전해 내려왔을 때 완성된다. 허례허식 없이 자연스럽게 베어 나오는 것. S90이 가진 품격이란 그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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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필 에디터 gcarmedia@g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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