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잘못한게 없으나, 욕을 먹는 자. 기아자동차 K3


기아자동차와 현대자동차는 같은 그룹에 속해있다. 그들은 많은 것을 공유하지만, 엄연한 경쟁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아자동차는 항상 형을 이기면 안되는 동생이라는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들의 노력 여하와 관계 없이 말이다.
그래서일까. 기아차의 판매량이 현대차를 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물론 종종 현대차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런데 이 종종에 한번도 포함되지 못한 차량이 있으니, 바로 준중형 세단인 K3가 그 주인공이다. 기아차는 이런 K3에게 가문의 비기를 주었다. 현대차에서도 아직 쓴 이가 없는 기술, ‘스마트 스트림이다.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드디어 그들이 GDI 엔진을 버렸다고 하면서도 그 좋다던 GDI를 어디에 버렸냐고도 했다. ‘MPI엔진이라니, 기술적 퇴보다라는 독한 말도 서슴치 않았다. 과연 K3는 그렇게 많이 잘못한 것일까?
 
많은 이들이 지적한 것과 같이, 신형 K3에 적용된 스마트 스트림 1.6G 엔진과 스마트 스트림 IVT 변속기의 원형은 MPI 엔진과 CVT 변속기다. 과거 그들이 사용한 MPI 엔진과 CVT 엔진을 개선한 것이다. 당연히 이러한 질문이 먼저 떠오를 것이다. “ GDI엔진이 아니라 MPI 엔진을 사용한거지?”



그 답은 개발 방향에 있다. 올 뉴 K3는 효율과 연비를 강조했다. 연료를 직접 분사하는 GDI엔진과 다르게 간접 분사 방식인 MPI엔진은 연료의 소비가 다르다. 이를 통해 전작 대비 10L 가까이 줄어든 연료통의 용량에도 불구 더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게 되었다. 즉 연료 효율이 좋고, 이는 곧 소모하는 연료의 양이 적다는 이야기다. 디젤 엔진과 비교해 규제의 범위가 다소 너그러운 가솔린 엔진이지만 당장이 아닌 미래를 보았을 때 가솔린 엔진 역시 연비와 배출가스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효율 좋은 엔진을 개발해야 하는 제조사의 입장에서 K3 GDI가 아닌 MPI엔진의 개선품을 탑재한 것은 잘못이 아닌 다른 선택이었을 뿐이다.
 
물론 이러한 선택을 하면서 포기한 부분도 있다. 바로 달리기 성능이다. 올 뉴 K3의 주행 성능은 펀치력과는 거리가 멀다. 최고 출력 123마력, 최대 토크 15.2kg.m를 발휘한다. 기존 대비 출력은 9마력, 토크는 1.2kg.m가 떨어졌다. 운전자가 운전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중 하나인 변속감 역시 많이 달라진 것은 당연하다. 



IVT변속기를 탑재하며 변속 충격은 찾기 힘들어졌다. 기아자동차는 운전자의 감성을 위해 스포츠모드에서는 변속감이 느껴질 수 있도록 세팅을 했다고 밝혔으나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느끼기 힘들다. 여기에 도로의 요철을 적당히 걸러주는 서스펜션 세팅 역시 편안한 주행을 도와주는 요소다.
 
그렇다고 해서 올 뉴 K3가 답답한 성능을 가진 것은 아니다. 넉넉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는 있다. 하지만 결코 부족한 성능은 아니다. 3~4명의 성인이 타고 어딘가로 떠나기에 좋다. 오히려 신경질적이지 않고 매끄러운 주행 질감을 선사한다. 기존의 K3 역시 얌전한 차에 속했지만 시종일관 방방거리며 울컥거리는 차와 비교하면 운전자를 비롯한 탑승자의 피로도가 낮은 것은 당연하다. 도심과 고속도로를 주행하기 충분한 성능에, 편안한 주행 환경을 제공한다. 우리가 항상 서킷을 주행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잠깐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기아자동차는 올 뉴 K3를 공개하면서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와 비교한 광고 영상을 선보였다당연히 비교가 되지 않는 상대다기아자동차가 정말 K3로 아벤타도르를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았을 것이다. K3의 넉넉한 공간과 차급 대비 편안함저렴한 가격 등을 강조했을 뿐이다. 750마력이라는 어마무시한 성능의 아벤타도르지만, (정상적인주행 환경에서는 그저 조금 먼저 갈 뿐이며한 4억 정도 더 비쌀 뿐이다



다시 K3로 돌아가보자. 올 뉴 K3 준중형 세단 이라는 카테고리에 충실하다. 성인 5명이 타기엔 조금 불편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아반떼가 아니라면 동급의 차량 중에선 실내 공간으로 견줄 상대가 없다. 어린 아이가 있는 4인 가족 혹은 사회 초년생에게 이 정도의 탑승 공간이 불편하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올 뉴 K3가 아반떼를 꼭 이겨야 하는가라고 물으면 답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K3 다른 선택을 했고, 잘못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과정에 있다. 무언가를 증명하기도 전에 받은 평가들은 모두 혹평이었다. 그러나 시작도 하기 전부터 먹은 욕에 상처 받을 필요는 없다. 올 뉴 K3가 잘못한 것은 아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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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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