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출력과 연비 사이.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
- 자동차 시승기
- 2018. 7. 6. 00:00
일본 브랜드가 하이브리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실제로 꽤 오래 전부터 하이브리드 차량을 개발해온 일본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의 대중화와 하이브리드만이 가지고 있는 연비의 우수성, 그리고 기존의 내연기관 차량 오너들을 위한 드라이빙 퍼포먼스의 유지에 상당한 힘을 쏟아왔다.
이러한 상황 덕분에 국내에서도 중형 하이브리드 세단의 시장 규모는 나름의 탄탄한 기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시장을 구성한 일등공신은 토요타의 캠리 하이브리드와 혼다의 어코드 하이브리드가 있었다. 토요타의 프리미엄 브랜드 ES라던지, 현대자동차의 그랜저 하이브리드, 기아자동차의 K7 하이브리드는 이 두 모델에 비하면 후발주자에 속한다.
캠리와 어코드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라이벌로써 존재했다. 이는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2017년 토요타가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를 출시했고, 혼다 역시 지난 5월 신형 어코드를 국내 출시하면서 하이브리드를 함께 출시했다. 그간의 어코드 판매량을 바탕으로 생각해볼 때 신형 어코드 역시 탄탄한 매니아층을 바탕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릴 것은 분명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2.0 터보 스포츠와 약간의 외관 차이를 보인다. 대부분의 파생 모델이 그러하듯 90% 이상이 동일하다. 하이브리드 전용으로 적용되어 약간의 푸른 빛을 내는 헤드라이트와 테일 램프,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마감한 배기구, 연비 확보를 위해 장착된 하이브리드 전용 휠 정도다. 파생 모델간의 디자인 차이를 크게 두지 않는 것은 비단 어코드만의 일은 아니지만 ‘감히’ 가장 완벽한 세단이라는 타이틀을 쓴 만큼 동일한 디자인을 통해 어코드의 완벽한 미(美)를 강조 하는 듯 하다.
실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기어노브가 장착된 1.5 터보와 달리 어코드 하이브리드 투어링은 버튼식 변속 체계를 장착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2.0 터보 스포츠와 동일한 방식이기 때문에 ‘하이브리드만을 위한’ 요소로 보기 힘들다.
유일한 차이점은 클러스터 디스플레이에서 찾을 수 있다. 2.0 직렬 4기통 DOHV VTEC 엔진과 함께 출력을 보조하는 두 개의 전기모터가 탑재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계기판과 오디오 디스플레이를 통해 전기모터의 사용, 에너지의 흐름 및 회생 재동 여부 등을 알 수 있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를 시승하기에 앞서 가장 궁금했던 것은 연비와 퍼포먼스의 조화다. 혼다 코리아가 밝힌 공식적인 공인연비는 18.9km/L. 같은 CVT 변속기를 사용하는 1.5 터보(13.9km/L)와 비교해도 비교되는 넉넉한 연비를 가지고 있는 동시에 전기모터의 도움을 받아 시스템 최고출력 215마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수치와 자료만으로는 연비도 확보하는 동시에 꽤 괜찮은 퍼포먼스도 보유하고 있는 녀석이다.
얼마전 경험한 어코드 2.0 터보 스포츠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익숙함에 몸을 맡기고 차량을 출발시켰다. 전기모터가 개입하고 멈추는 시점의 이질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컴포트 세단에 속하지만 살짝 낮은 바닥을 느끼며 천천히 속도를 올려나간다.
저속구간에서의 느낌은 1.5 터보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타 브랜드의 일부 하이브리드에서 느껴지던 전기모터와 내연기관의 이질적인 연결은 찾을 수 없다. 전기모터가 엔진을 보조해 매끄럽게 동력을 전달한다. ‘내연기관의 느낌을 충실히 재현한 하이브리드라니’ 라는 생각과 함께 속도를 높여본다. 평온하던 엔진이 가열하게 돌아가지만 기대한 반응이 나타나지 않는다.
오르지 않는 속도는 답답하지만 고갯길이 연속되는 와인딩 로드에서는 또 다른 느낌을 선사한다. 탄탄히 잡아주는 하체, 노면을 쉽게 놓지 않으며 꿋꿋하게 따라오는 꼬리가 색다르다.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e-CVT 변속기를 사용한다. 여기에 3세대 i-MMD(intelligent Multi Mode Drive) 시스템이 탑재되어 연비와 친환경성에 특화된 어코드 하이브리드만의 특징을 만들었다.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가능한 많은 부분을 확인해야 하는 시승회의 특성상 대부분의 주행은 고속과 급가속, 급제동 등 차량의 기본 성능과 거동을 파악하는데 할애된다. 그리고 이러한 주행 방식은 연비를 떨어뜨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왕복 약 100km의 거리를 결코 얌전하지 않은 방법으로 주행하며 표시된 어코드 하이브리드의 연비는 약 16km/L가 표시됐다. 연비를 확인하기 위한 시승 방식이 아니였으나 복합연비 18.9km/L(도심연비 19.2km/L, 고속도로 연비 18.7km/L)의 공인 연비를 생각해보면 나쁘지 않은 수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가장 완벽한 세단’이라는 어코드의 타이틀과는 거리가 있다. 물론 세상에 완벽한 차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이러한 타이틀을 쓰기 위해선 상당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이러한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보기엔 조금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이브리드라는 연비, 내연기관에 못지 않는 퍼포먼스를 모두 만족시키고자 한 결과물이지만 무게추는 연비에 조금 더 기울어져 있다.
하지만 ‘완벽한 하이브리드인가’라고 묻기엔 걸출한 경쟁모델이 존재한다. 동급이 아닐지라도 쉽게 넘어서기 힘든 하이브리드 모델들 역시 존재한다. 반면 ‘하이브리드지만 뛰어난 퍼포먼스’를 가진 모델 역시 존재한다. 연비와 퍼포먼스의 사이에서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명확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헤메이는 듯 하다.
최정필 에디터 gcarmedia@g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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