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스팅]월급쟁이가 타본 르반떼 GTS


마세라티 르반떼 GTS를 타봤다. 시승차 가격은 2억에서 150만 원 빠지는 19,850만 원. 월급 받고 사는 나에겐 꿈에서도 사기 힘든 드림카. V8 엔진을 단 SUV를 타며 느낀 점을 사진과 함께 정리했다.

 


1.르반떼 GTS는 무슨 차?

 



르반떼는 마세라티 첫 SUV. 포르쉐 카이엔을 정조준한다. 2016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등장, 국내엔 같은 해 1123일 출시했다. 르반떼 라인업은 총 4가지. 가솔린 3, 디젤 1개가 있다. 가솔린 기본형이 350마력, S430마력을 내고, 디젤 모델은 275마력을 발휘한다. 모두 V6 엔진이다. 이번에 탄 르반떼 GTSV8으로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파워를 낸다.

 

차 크기는 준대형 세단 현대 그랜저보다 길다. 길이 5,005mm, 너비 1,970, 높이 1,680mm의 덩치를 자랑한다. 앞바퀴와 뒷바퀴 사이 공간인 휠베이스는 3미터를 조금 넘는다. 성인 5명이 휴가를 떠 날 때 타도 충분한 공간이다. 이렇게 큰 차에 거대한 가솔린 엔진을 달았으니, 어떤 성격인지 대충 감이 온다.




2.여유로움 그 자체



르반떼 GTS는 세상에 몇 안남은 V8 엔진을 쓴다. 엔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보닛 아래엔 V8 3.8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 둥지를 텄다. 최고출력 550마력, 최대토크 74.7kg.m를 낸다. 내가 타는 현대 벨로스터 N보다 실린더도 2배 많고, 파워도 2배 정도 더 강하다. 강력한 파워는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컨트롤 한다. 풀타임 4륜구동이지만 기본적으로 뒷바퀴를 굴린다.

 

550마력이라니 얼마나 빠를까 상상이 잘 안 된다. 먼저 제원을 살펴보면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h까지 가속하는데 4.2초 걸리고, 최고속도는 292km/h에서 제한한다. 이론이 아닌, 실제 주행은 여유로움 그 자체다. 대부분 소비자가 타는 4기통 차량과 주행 영역이 다르다. 3~4단에서 달릴 때, 주행속도가 수십 km/h 더 높다.

 

단순히 엔진 파워가 세기 때문은 아니다. 얼마든지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는 불안한 기색이 없다. 동력을 전달하는 파워트레인도, 힘을 받아내는 섀시도 여유롭다. 그러다 보면 계기판은 고속도로 제한속도의 2배를 눈 깜짝할 사이에 뛰어 넘는다. 이 정도 속도를 내볼 일이 별로 없기 때문에 차보다 운전자가 먼저 겁을 먹고 오른발을 뗀다. 빨라진 심장 박동은 천천히 되돌려도 좋다. 가속페달을 조금만 밟아도 숨 고르는 동안 나를 추월한 차를 금세 따라잡는다.




3.안전을 최우선으로 만들다




마세라티에 따르면 르반떼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만들었다. 화끈한 성능 뒤편엔 다양한 안전장비가 운전자를 돕는다. 운전자가 직접 설정하는 장비가 있는 반면, 차가 스스로 몰래 작동하기도 한다.

 

눈에 띄지 않는 전자장비엔 주행 안정 시스템(MSP), 통합 차량 컨트롤(IVC) 등이 있다. 방금 전처럼 신나게 달릴 때 알게 모르게 안정감을 더해 줬을 터다. 운전대를 잡은 손으론 반자율주행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앞차와 거리, 차선 유지, 속력 등을 조절한다. 이 밖에 서라운드 뷰, 내리막에서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는 힐 디센트 컨트롤(HDC)도 있다. 차고 조절도 가능해 오프로드 주행에도 좋다. 물론 이 차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찾는 소비자가 있을지 싶다.

 

에어백은 앞좌석 2, 사이드 2, 센터 필러 루프 라이닝에 2개 등 총 6개 달린다. 조금 호들갑 스러운 전방충돌 경보 시스템과 안전벨트 길이를 미리 조절해 상해를 줄이는 안전벨트 프리텐셔너도 있다.





4.잘 안쓰는 기능



르반떼 GTS는 하만카톤 혹은 바워스엔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을 넣는다. 르반떼가 아닌 다른 차를 탔을 때 경험했던 기억이 난다. 풍부한 출력과 여러 가지 악기 소리가 확실히 나뉘는 훌륭한 제품들이다. 아쉽게도 르반떼 GTS를 타는 동안 사운드 시스템은 켜보지 못했다. 사실,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마저 시도하지 않았다. 배기음 때문이다.

 

페라리 마라넬로 공장에서 공동으로 만드는 마세라티 V8 엔진은 또 다른 악기다. 488 GTB 뿐 아니라, 63 뱃지를 단 AMG, V8 카이엔 등과 색다른 음색을 낸다. 물론 마세라티 만의 연주법배기시스템을 통해 매력적인 소리를 낸다.

 

르반떼 GTS는 남성 파트로 치면 바리톤과 비슷하다. 아무리 엔진회전수가 올라도 음역대를 높이지 않는다. 여기에 2기통 오토바이처럼 가슴을 울리는 저음을 곁들였다. 내가 타는 4기통 모델에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흉내도 낼 수 없는 소리다. 이 멋진 소리를 어찌 글로 표현할까? 가까운 마세라티 매장에서 시승차를 타보시길 권한다.





5.얼마를 벌어야 이 차를 타고 다닐까?



시승차를 처음 받고 주행가능 거리를 보니 288km가 찍혀 있었다. 연료는 거의 가득 찬 상태. 르반떼 연료탱크 용량은 80L. 전국마다 가격이 다르지만 도봉구에 있는 한 주유소의 고급휘발유 가격은 L1,520원 정도. 연료를 모두 소진하고 가득 채우려면 121,600원이 든다. 정확한 연비 측정은 못했지만 대략 350km는 타지 않을까 추측된다.

 

이쯤 생각하니 열심히 2억을 모아 이 차를 산다해도 유지할 수 있을까 되묻게 된다. 차 값만 모아도 문제다. 취등록세만 국산 준중형차 값 정도 나온다. 보통 운전자가 한 달에 1,500km를 타니, 유류비는 월평균 50만 원 가량 되지 않을까. 정말 최소한의 계산이다. 카푸어가 아닌 이상, 억 대 연봉을 받아도 구입이 꺼려지진 않을까 생각이 든다.




 

6.2019년 장사하기 딱 좋다.



르반떼는 돈 걱정에 찌든 월급쟁이가 아닌, 가망고객 입장에서 바라보면 상당히 매력 적이다. 특히, 국내서 럭셔리 SUV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에게 어필 중이다. 잔고장에 허덕이거나, 언제 팔릴지 마냥 기다릴 필요가 없어서다. 지난해 라인업 통 틀어 687대가 팔렸다. 장사할 생각이 없어 보이는 카이엔의 빈자리를 꿰차며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번에 시승한 르반떼 GTSV8 엔진을 단 랜드로버 레인지로버도 사정권에 들어온다. V8 레인지로버는 가솔린, 디젤 모두 합쳐 같은 기간 1,010대를 팔았다. 르반떼 GTS는 이제 시작이다. 상품성은 훌륭하고 경쟁 상대도 별로 없다. 2019년 히트 상품 중 하나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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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주 에디터 gcarmedia@g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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