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모든 것이 편견보다 좋았다. 마세라티 르반떼

 

 

 

지난 1월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신 도깨비를 보며 의문점이 들었던 것이 하나 있다. 드라마에 의문을 갖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 ‘금나와라 뚝딱이 가능한 도깨비가 마세라티를 탄다. 대한민국의 유명 대기업의 실소유주인 도깨비가 마세라티의 르반떼를 탄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가질 수 있었을 도깨비가 타는 자동차가 롤스로이스나 마이바흐 같은 럭셔리 브랜드가 아니라니. ‘도깨비도 고성능 차량을 좋아할 수도 있지라고 생각해봐도 그럼 마세라티는 이해하겠는데 왜 하필 SUV?’로 물고 이어졌다.
이보다 앞서, 기자에겐 마세라티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매력적인 배기음을 갖고 있다는 것에는 동의했지만 독해력 떨어지는 한글화, ‘레이싱 DNA가 다 이런가?’싶은 마무리, 괜찮은 퍼포먼스지만 사악한 가격이 편견의 내용이다. 그리고 이런 편견은 르반떼의 문을 열면서 흔들렸다.

 

 

르반떼의 실내는 이전의 마세라티와 사뭇 다르다. 마세라티가 내세우는 레이싱 DNA’를 동일하게 적용해 시트와 대시보드 등 곳곳에 빨간색 가죽과 카본파이버가 사용됐다. 조금은 사치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다. 르반떼가 프리미엄 퍼포먼스 SUV’를 추구한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편견은 쉽게 깨지지 않는다.
구석구석 살필수록 기존의 편견이 흔들린다. ‘현탄액으로 대표되던 부실한 한글화도 상당부분 개선됐다. 단차 같은 부분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네비게이션의 지도는 여전히 갑갑하지만 터치스크린의 반응은 부드러워졌다.
2열의 공간은 조금 아쉽다. 풀사이즈 SUV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는 있지만 쿠페형 루프라인을 가져간 탓에 헤드 룸이 좁은 편이다.

 

 

마세라티 르반떼는 3.0L V6 터보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2018년식부터 보다 실용적인 구성의 그란 루소와 퍼포먼스에 집중한 그란스포츠로 나뉜다. 이번에 시승한 모델은 그란스포츠의 하위모델에 해당하는 르반떼 Q4’모델로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에 최고출력 350마력을 발휘한다. 상위모델인 르반떼 SQ4’ 80마력이 더 높은 최고출력430마력을 발휘한다.
악셀레이터에 발을 가져가니 뚱뚱한 외관에 어울리지 않게 튀어나간다. 4~5000 RPM에서 터지는 마세라티의 시그니처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속도를 올리는데 있어 힘들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시야가 높다는 것을 뺀다면 SUV를 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스포츠모드를 통해 고 RPM을 적극적으로 사용해본다. 변속이 이루어질 때마다 하는 소리와 함께 한번 더 튀어나간다. 변속 충격이 강하게 온다. 그런데 변속 충격의 근원지가 다르다. 보통의 변속 충격은 엔진 쪽에서 올라온다. 그런데 르반떼의 변속 충격은 뒤쪽에서 올라온다. 변속 충격이 아닌 배기 충격이 올라오는 것이다. 새로운 경험이다.
 
2018년형이 되면서 새롭게 추가된 것이 있다. 다른 브랜드에서는 익숙한 기능이지만 마세라티를 비롯한 프리미엄, 퍼포먼스 브랜드에선 생소한 기능이다. ADAS(Advanced Driving Assistance Systems)가 그것이다. 자율주행의 2단계에 준하는 기술로 차간 거리의 조절과 차선 이탈 방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조합해 구현했다.

 

 

ADAS를 충분히 테스트 해볼 만한 구간이 없었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를 내리기는 힘들다. 하지만 짧은 구간 테스트를 하면서 겪은 ADAS는 상당히 신경질적이다. ‘차선의 중앙을 유지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양 쪽의 차선을 인식해 그 사이를 유지하게 한다는 개념이라고 한다. 그러다보니 차선을 이탈할 경우 차량은 스티어링을 급격하게 꺾는다. 어찌되었든 차량이 차선 내에만 있으면 되는건가 싶어진다.
 
르반떼는 마세라티의 새로운 도전의 결과물이다. 콰트로포르테와 그란투리스모를 주력으로 내세우던 마세라티가 기블리를 통해 숨통을 텄고, 그 힘으로 만들어낸 SUV. 그리고 성공의 요인과 그들의 시그니처를 잘 조합해낸 결과물이다. 화려했던 배기음만이 마세라티의 전부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마세라티는 더 이상 없었다.  

당신이 알고 싶은 자동차의 모든 정보 <G-CAR>
jp.



관련글

 


 

[알토란 같은 자동차 시승 이야기] - [시승기]전작은 잊어라. 진일보한 신형 벨로스터

[알토란 같은 자동차 시승 이야기] - [시승기]쉐보레는 크루즈 디젤에게 무슨 짓을 했는가

[깊이 있는 자동차 정보] - [지카신잡]IIHS, 그리고 충돌테스트

 

 




 

 

이 글을 공유하기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