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렉스턴 스포츠. 저렴하냐, 고급스럽냐. 그것이 문제로다.

 

 

쌍용자동차가 렉스턴 스포츠를 출시했다. 무쏘스포츠, 액티언스포츠, 코란도스포츠에 이은 4번째 ‘스포츠’다. 쌍용에게 스포츠란 빠르게 달리기 위함이 아닌 ‘레저’를 의미한다. 렉스턴스포츠 역시 마찬가지다.
렉스턴스포츠는 거기서 정체성의 혼란이 온다. 고급스러운 차량을 갖고 험로를 신나게 타기란 힘들다. 체어맨이 단종되며 쌍용자동차의 최고급브랜드가 된 ‘렉스턴’의 이름을 달고 있지만 과격하게 갖고 놀아야 하는 차량을 내어놓았다. 픽업 트럭으로 볼 수도 있지만 오프로드 성능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렉스턴 스포츠는 픽업트럭인 동시에 고급 SUV인 셈이다.

 

 

렉스턴스포츠는 ‘고급스러운 픽업트럭’을 표방했다. 기존 코란도스포츠 고객들이 원하던 바, 코란도스포츠가 미처 메꾸지 못했던 바를 채우고자 했다. 그래서 G4렉스턴의 많은 부분을 담았다. 렉스턴 스포츠는 고급스럽고자 노력했다. 그러면서도 활동적이고 도전적인 모습도 포기하지 않았다.

 

 

렉스턴스포츠의 험로주파능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빙판길과 자갈밭, 진흙탕을 비롯해 웅덩이가 연속되는 범피(bumpy)구간도 넘는데 무리가 없다. 쌍용자동차가 골고루 사용하고 있는 LET220 엔진을 동일하게 사용했지만 오프로드에서의 출력은 부족하지 않다. 매우 긴 차체, 무거운 몸무게에도 저RPM에서부터 고RPM까지 고른 힘을 발휘한다. 최대토크 40.8kgf.m를 발휘해 어지간한 곳은 모두 돌파할 수 있다. 작정하고 돌밭으로 들어가지 않는 이상 렉스턴스포츠로 가지 못할 곳은 없다.

 

 

오프로드 코스에서 인상적인 부분은 쿼드프레임을 기반으로 한 단단한 차체다. 약 25도의 경사면이라는 인스트럭터의 설명과 함께 측사면을 올라타봐도 차체는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시소마냥 차가 휘청거리는 구간에서도 단단하게 붙잡아주는 느낌은 전에 없던 믿음도 생겨나게 만든다.
하지만 포장도로에서는 조금 다르다. 지나치게 강인하다. 뒷바퀴에 적용된 5링크 코일 스프링이 원인이다. 픽업트럭에 무슨 승차감을 기대하겠냐만, 2열에서 뿐만 아니라 운전석에서도 장시간 운전하기는 힘들 것 같다.
다른 부분에서도 G4렉스턴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든다. G4렉스턴은 ‘그래도 이건 고급브랜드’라는 느낌을 받는 반면 렉스턴스포츠는 ‘이거 렉스턴 아닌거 같은데’라는 느낌이다. 새삼스럽지만 ‘아 이거 트럭이지’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렉스턴 스포츠가 출시된 직후 2열공간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코란도스포츠와 액티언스포츠를 탔던 이들의 2열공간과 편의성이 좀 나아지길 바라는 간절한 바램인 듯 하다. 그리고 그 바램은 만족스럽진 못할지라도 이루어졌다.
렉스턴스포츠의 2열은 ‘픽업트럭’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리클라이닝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가능하다 할 지라도 뒤로 넘길 수 있는 공간이 굉장히 제약적이다. 하지만 렉스턴스포츠는 5M가 넘는 전장으로 이것을 극복했다. ‘길이가 깡패’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넉넉한 길이를 바탕으로 2열의 거주성을 해결했다. 오프로드를 할 경우는 예외지만, 일상 주행을 한다면 2열의 거주성은 매우 쾌적한 수준이다.

 

렉스턴스포츠에 어느정도 옵션을 넣으면 약 3000만원의 차량 가격이 나온다. 프레스티지 트림에 사륜구동 시스템인 4트로닉, 9.2인치 스마트 미러링 내비게이션 패키지가 가장 대중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다르게 표현하면 타 브랜드의 중형세단을 실속있게 구매하거나 준중형 세단에 가능한 선택사양을 모두 넣은 가격과 비슷하다. 필요에 따라선 더 크고, 더 고급스러워보이며 더 멋진 렉스턴 스포츠를 구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쌍용자동차가 이것에 묶여 타 브랜드의 하위차종과 경쟁하지 않는 일만 생긴다면.

당신이 알고 싶은 자동차의 모든 정보 <G-CAR>
jp.

---

관련글

 

2018/01/24 - [당신이 알고 싶은 자동차 이야기] - 푸조 토탈, 다카르 랠리 3연패 이뤄내나

2018/01/24 - [당신이 알고 싶은 자동차 이야기] - 람보르기니, 2017년 3815대 판매하며 글로벌 최대 실적 갱신

2018/01/19 - [따끈 따끈한 신차 정보] - 벤츠코리아, 역사상 가장 강력한 AMG E 63 4MATIC+ 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