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Why not? BMW 630d 그란투리스모
- 자동차 시승기
- 2018. 1. 24. 11:01
‘패밀리카’의 기준은 무엇일까. 사전적인 의미로는 가족 중심의 차를 말한다. 패밀리카의 기준은 대체로 주중엔 업무와 기타 생활에 필요한 용도로, 주말엔 가족 나들이를 위한 차로 사용하는것을 말한다. 물론 개개인의 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패밀리카’라고 하면 미니밴 내지는 세단을 떠올리곤 한다.
우리나라에서 왜건의 인기는 유독 낮다. ‘왜건 형태’의 차량 자체가 멋이 없다고 느껴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차량은 그런 단점을 극복한 ‘변종’인 동시에 훌륭한 패밀리카이기도 하다. BMW 6 시리즈 그란투리스모(이하 6GT)의 이야기다.
BMW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는 독특한 의미를 갖는다. 해치백이 겨우 인기를 얻어 뒤늦게 허리를 피고 있는 지금까지도 유일하게 인기를 끌지 못하는 장르가 왜건 시장인데 그란투리스모는 유일하게 적잖은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란투리스모 시리즈를 ‘짐차 스타일의 왜건’으로 보기엔 무언가 애매하다. 세단이라기엔 살짝 높은 듯 하면서 SUV 혹은 왜건이라기엔 세단 같은 어중간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그것이 바로 그란투리스모에게 다른 왜건이 갖지 못한 ‘인기’를 누리게 해준 비결이다.
세단만큼 편안하다. 그런데 실용적이다. 그 실용성을 위해 품격과 디자인을 포기하지 않았다. 하위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3시리즈 그란투리스모의 경우 5시리즈 세단과 같은 뼈대를, 전작인 5시리즈 그란투리스모의 경우 플래그십 모델인 7시리즈의 뼈대를 사용했다. 6GT는 이런 5GT의 장점을 계승했다.
전작이 갖고 있던 몇 안되던 단점도 사라졌다. 특히 어중간하게 뒷꽁무늬가 잘려나간 듯 했던 루프와 트렁크라인은 날렵한 쿠페형 라인으로 세련되어졌다. 스포츠쿠페와 같은 날렵한 뒷태로 볼 수는 없지만 그란투리스모 시리즈의 성향과 5GT의 모습을 생각해본다면 당첨복권인 셈이다.
3GT에만 적용돼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졌던 액티브 리어 스포일러 역시 6GT에 들어서 추가됐다. 시속 110km/h에서 자동적으로 올라오고, 70km/h에서 다시 내려간다. 물론 운전자가 임의로 전개할 수도 있다. 과격함보단 편안함과 실용성에 포인트를 맞추어야 하는 차량이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좋은 부분도 있는 법이다.
6GT를 도로 위로 올린다. 8단 변속기와 조합된 직렬 6기통의 디젤 엔진이 최고 출력 265마력, 최대토크 63.2kgf.m를 발휘해 부드러우면서도 강하게 밀어낸다. 6시리즈에 속하지만 결코 날뛰지 않는다. 편안함을 기본으로 정숙하고 매끄러운 주행을 선보인다.
연비 위주인 에코 프로 모드와 승차감 위주의 컴포트 모드로 먼저 시작한다. 아련하게 들려오는 디젤 엔진의 기분 좋은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부드럽게 움직이기 시작하는 차 안에 외부의 소음은 크게 들려오지 않는다. 모션 인식으로 오디오 시스템의 볼륨을 천천히 올리면 온전히 나만의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스포츠모드로 두면 작은 반전이 일어난다. 디젤 엔진 특유의 강력한 토크를 바탕으로 5m가 넘는 거대한 몸집을 자유자재로 흔든다. 클러스터의 강렬한 레드 컬러가 ‘난 달릴 준비가 됐다’고 말 하는 듯 하다. 구불구불한 지방 산길로 진입해 달리니 ‘이 차는 편안한 차’라는 생각이 사라진다. 스티어링 휠을 꺾는 만큼 정확하고 기민하게 움직인다.
6시리즈 그란투리스모의 가격은 9290만원(640d xDrive 럭셔리)에서 시작해 1억 150 만원(640i xDrive M 스포츠 패키지)까지 자리한다. 편안하고 실용적이면서도 1억원에 육박하는 차값에 걸맞는 고급스러움을 유지하고 있다. 플래그십 세단이라고 하여 ‘쇼퍼 드리븐으로만 운행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 오너드리븐으로 운행하고자 한다면 6GT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거기에 가족과의 여가를 소중히 여기는 이라면 고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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