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칼럼]미스 메르세데스, 그 숫자를 버리지 마오


메르세데스-벤츠와 AMG. 자동차를 좋아하는 우리에겐 매우 익숙한 이름들이다. 물론 자동차를 좋아하지 않아도 메르세데스-벤츠는 모르는 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AMG 역시 약간의 설명이 곁들여지면 아 그거구나 할 수 있는 브랜드다.
 
우리가 알다시피 AMG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성능 브랜드다. 다임러 그룹 산하에 있으며 일반 승용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라는 이름을, 프리미엄 라인업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고성능 라인업은 메르세데스-AMG’의 이름을 사용한다.
 
AMG에도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이들을 가장 잘 드러내는 모델은 바로 ’63 AMG 시리즈. 정식으로 존재하는 라인업은 아니지만 6.3L 엔진을 탑재해 낮은 음으로 동동 거리는 배기음은 AMG의 상징 중 하나다. 또한 모델 별로 일부 성능의 차이는 있으나 동일하게 장착된 6.3L V8 엔진은 고성능 벤츠의 대중화을 이루어내며 ‘AMG=6.3’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



AMG 브랜드가 63이라는 숫자만 사용해 온 것은 아니다. 성능과 모델에 따라 다양한 숫자를 사용했다. 12기통 엔진을 탑재한 65 AMG, 5.5L 엔진을 사용한 55AMG, 5.5L 엔진에 바이터보를 장착한 63 AMG 등 모델과 특성에 따라 다양한 숫자를 사용해왔다. 그러나 63 이라는 숫자는 벤츠의 고성능을 상징하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현재 63 AMG 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모델들도 예전과 같은 6.3L 엔진을 탑재하고 있지는 않다. 최상위 모델을 담당하는 모델들 역시 5.5L, 4.0L 엔진을 탑재하고 있는 추세다.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적은 배기량으로도 같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게 되었으며 날로 강화되는 배기가스 배출 규제 등으로 인해 다운사이징을 피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의 AMG에서는 이 63 AMG를 만나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그 시작은 소형 세그먼트인 GLA, CLA, A 클래스다. AMG 창립 45주년을 기념해 트윈스크롤 터보를 장착한 2.0L 4기통 엔진을 탑재해 45 AMG 라는 모델들을 출시했다. AMG의 이름을 달고, 이들이 고집스럽게 지켜온 원맨-원엔진(One man – One Engine. 한 명의 엔지니어가 하나의 엔진을 전담해 조립, 생산)을 지키긴 했으나 정작 엔진을 제조하는 곳은 AMG가 아닌 다임러 그룹 산하의 MDC 파워(MDC Power GmbH) 라는 곳이다.
 
이러한 변화는 소형 세그먼트를 넘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 라인업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6.3L 엔진을 탑재한 모델 중 막내를 담당했던 C클래스는 63AMG를 유지하는 동시에 43AMG(C450 AMG)라는 모델을 추가로 출시했다.
뿐만 아니라 2인승 로드스터인 SLC클래스, SUV 모델인 GLC 클래스 역시 43 AMG 라는 이름을, 최근 출시한 3세대 CLS 역시 53 AMG라는 명찰을 달았다. 43 AMG의 경우 3.0L V6 엔진을 사용하는 동시에 AMG가 오랜 시간 고집한 원맨-원엔진의 원칙을 깨고 벤츠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이라면 조만간 벤츠의 라인업에서 ‘63’이라는 숫자가 붙은 모델은 만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기술의 발전과 계속해서 높아질 배출가스 규제에 따라 엔진의 배기량은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모델 명에서도 63이라는 숫자는 많이 사라졌다. 벤츠 고위 임원이 메르세데스-AMG에게 있어 63이라는 숫자는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했던 것이 불과 3년 전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AMG의 역사는 결코 짧지 않다. 그 시간 동안 쌓아온 브랜드에 대한 이미지와 신뢰도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의 결과물이다. 물론 특정 숫자를 계속 쓰는가 바꾸는가 정도로 브랜드의 이름과 역사가 흔들리지는 않는다. 하지만 비록 예전과 같은 대배기량의 엔진을 사용하지 못할지라도 명불허전의 강력한 고성능 브랜드를 상징하는 숫자로 남아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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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필 에디터 gcarmedia@g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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