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과 하이브리드 i8의 관계
- 정보 칼럼
- 2018. 1. 29. 09:41
자동차 회사들은 기술의 개발에 상당히 탐욕적이다. 이런 탐욕의 결과 엔진의 성능에 대한 것은 물론 공기 저항, 출력의 제어, 효율적인 연비와 운전자 및 탑승자 편의성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기술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그런 기술을 바탕으로 각각의 제조사들은 그들만의 고성능 브랜드를 탄생시켰고, 미래 자동차 기술을 위해 자율주행차와 그 근간이 되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BMW 역시 마찬가지다. BMW의 고성능 모델에 대한 연구는 오래 전부터 진행됐다. 모터스포츠의 참가와 이를 통한 기술의 발전이 목표였다. 그렇게 탄생한 첫번째 M. M1이 탄생했다.
M1의 일생은 순탄치 않았다. 탄생부터가 어려웠다. 모터스포츠의 참가를 통해 고성능 차량의 노하우를 쌓아가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유럽의 GT 레이스 ‘그룹 4’에 참가를 결정한 BMW였지만 해당 레이스에는 ‘양산 차량 생산 제한’이라는 규정이 있었다. 이 경주에 나가기 위해서 제조사는 2.0L를 넘는 배기량을 가진 양산차량을 2년 내 400대 이상 생산해야만 했다.
당시의 BMW는 고성능 차에 대한 기술과 생산 능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BMW는 ‘외주’라는 방식을 택했다. 디자인은 조르지토 주지아로에게, 차체의 생산은 람보르기니에게 의뢰했다. 엔진은 12기통 엔진을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BMW의 바램과 다르게 M1은 12기통 엔진을 탑재하지도, 람보르기니가 만든 차체도 사용하지 못했다. 석유파동으로 인해 고배기량, 다기통 엔진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슈퍼카를 생산하는 람보르기니 역시 이 같은 흐름을 피하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겪게 됐고, 결국 BMW는 M1의 차체 생산을 람보르기니가 아닌 다른 곳에 맡기게 된다. 엔진은 3.5L 직렬 6기통 엔진으로 하향됐다.
그럼에도 M1의 성능은 발군이었다. 5단 수동변속기와 6단 자동변속기를 선택할 수 있었던 M1은 최고출력 277마력, 최대토크 33.0kg.m을 발휘했다. ‘고성능’을 지향하며 세상에 처음 태어난 BMW의 첫번째 M, M1은 미드쉽 스포츠카로 1978년 처음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BMW M1은 총 433대가 양산차로 생산됐다. 람보르기니를 대신에 차체의 생산을 담당한 슈투트가르트의 바우어社 역시 충분한 물량을 생산할 능력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그룹4’ GT 레이스에 참가할 요건을 맞췄다고 생각한 BMW는 본격적인 레이스 참가를 꿈꿨지만 그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BMW가 레이스에 출전한 이듬해, 개정안이 발표되며 한층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결국 M1은 레이스 출전이라는 꿈을 포기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M1 이후에도 BMW는 고성능 모델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M브랜드를 꾸준히 이어나간 BMW는 1984년 E28 5시리즈 모델을 기반으로 한 M5 모델을 출시했다. 이어서 M3와 1M 등 다양한 M 시리즈를 출시하며 탄탄한 매니아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기술력 역시 충실히 쌓아나갔다.
다양한 M 브랜드의 모델들이 속속들이 후속모델을 출시하며 그 명맥을 이어왔지만 M1 모델만은 그러지 못했다. 1시리즈를 기반으로 한 1M이 출시됐지만 M1의 후속모델은 아니다. 그 이유로는 엔진이 탑재된 위치의 차이 등 다양한 것이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름’의 차이를 그 근거로 보곤 한다. 모든 M 브랜드의 모델들이 M과 숫자의 조합으로 모델명을 사용하지만 1M만은 그 순서가 바뀐 것이 다른 모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BMW M의 시작을 알린 M1은 이어지지 않은 것일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로 답할 수 있다. 30년이 지난 2008년, BMW는 M1의 오마주 컨셉트 모델을 공개했다.
당시의 반응은 마냥 긍정적이지는 않았다. M1의 디자인을 닮은 듯 하면서도 그동안의 BMW 디자인과 닮은 점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BMW는 그런 반응을 덮어버릴 내용을 발표한다. ‘미드십 스포츠카를 만들겠다’
이후 탄생한 모델은 아쉽게도 M1의 이름을 이어받지 못했다. 하지만 BMW의 새로운 미래를 제시하는 브랜드를 대표하게 됐다. 바로 BMW의 전기차 브랜드, i를 대표하는 하이브리드 스포츠카 i8이다.
i8이 M1의 직계 후손은 아니지만 전혀 관계가 없다고 볼 수도 없다. BMW의 고성능 모델을 이야기하면서 M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의 강력해진 환경규제, 전기차를 비롯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모두 담은 i8은 M1을 기반으로 했다고도 무리는 아니다.
BMW는 전기차 브랜드 i와 함께 고성능 브랜드 M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새삼스러운 부분은 아니다. 경쟁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역시 고성능 브랜드인 AMG와 전기차 브랜드 EQ를 출시,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의 BMW가 M1의 뒤를 이을 제대로 된 미드쉽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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