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Vois cela! 르노 클리오
- 자동차 시승기
- 2018. 5. 16. 18:32
르노삼성이 오랜 기다림 끝에 클리오를 출시했다. 오랜 기다림이었다. 거기에 ‘르노삼성’이라는 이름이 아닌 ‘르노’라는 본연의 브랜드 명을 달고 출시됐다. 항간에서는 ‘르노삼성’과의 이별을 준비하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클리오는 르노삼성에게 상당히 중요한 모델인 셈이다.
르노 클리오가 싸워야 할 경쟁상대는 무엇일까. 여러 모델이 있지만 차의 성격으로 보면 같은 프랑스 출신의 푸조 208과 시트로엥 DS3를 꼽을 수 있다. 가격면에서는 현대자동차가 다시 꺼내온 2019 엑센트를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제대로 비교하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클리오는 프랑스차’ 라는 점이다.
프랑스 차들은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불필요한 것도 없다. ‘이게 왜 여기 있는 것일까’싶다가도 ‘아 그래서 이게 여기 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한다. 화려하고 고급지게 만들기보다 실용적으로 만드는데 포커스를 맞추곤 한다.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클리오의 실내를 본다면 허전함이 새롭게 다가온다.
심플함과 실용성이 물씬 묻어나는 실내와 달리, 외관은 볼륨감이 느껴진다. 후면에서 보았을 때의 느낌이 특히 인상적이다. B 세그먼트의 소형차량이지만 클리오의 외관은 결코 오밀조밀하지 않다. 오히려 다부진 인상을 전달한다.
전면의 디자인 역시 인상적이다. 르노의 최신 패밀리 룩을 충실히 적용해 르노, 혹은 르노삼성의 그 어떤 모델보다도 세련미가 느껴진다. 여기에 ‘르노’의 이름을 달고 나오며 적용된 르장쥬 엠블럼은 QM3, SM3와 다른 인상을 만들어내는 요소 중 하나다.
이런 인상과 달리 클리오의 성능은 결코 뛰어나지 않다. 1.5L 디젤 터보 엔진과 6단 DCT가 적용돼 최고출력 90마력, 최대토크 22.4kg.m을 발휘한다. 결코 높은 수치는 아니다. QM3와 같은 성능이기 때문에 기대를 안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클리오를 타보지 않았기에 가질 수 있는 ‘편견’이다. 지금까지 동급의 다른 모델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한 모델은 많았다. 그렇다고 그들이 모두 같은 성능을 발휘한 것은 아니다. 클리오 역시 마찬가지다. QM3와 같은 느낌을 기대한다면 큰 오산이다.
클리오의 가속성능은 폭발적이지 않다. 디젤엔진 특성 중 하나인 초반에 몰린 토크는 출발 시의 갑갑함을 말끔히 해소한다. 고속 주행에 들어서면 조금씩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전해지지만 혹사 시킨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고속도로의 제한 속도인 100~110km/h까지는 여유롭다. 조금 더 속도를 내어 140km/h까지 올려도 답답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와중에 인상적으로 다가오는 점은 엔진 소음의 차단이다. 정차 중에는 디젤 엔진 특유의 진동과 소음이 무난한 수준으로 들어온다. 하지만 주행을 시작하면 엔진 소음은 크게 신경쓰이지 않는다. 최신의 모델들이 모두 이정도의 소음 억제력은 갖고 있다고 할 수도 있으나 클리오의 차급을 생각해볼 때 상당히 뛰어난 수준이다.
코너가 연속되는 코스로 진입하면 클리오의 진가가 발휘된다. 헤어핀에 가까운 급격한 코너에서도 차의 거동이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낮았던 기대가 의외의 놀라움으로 돌아온다. 물론 슈퍼카와 같은 쫀득쫀득함과는 거리가 있다. 하지만 클리오에 특별하진 않더라도 기대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충분히 만족시켜줄 수 있는 성능이다.
우리가 클리오에게 기대한 점은 삼성으로부터의 독립, 소형 세그먼트 시장의 부흥, 르노삼성의 도약, 오랜 기다림 끝에 다가온 웰 메이드 유럽 카 등 매우 다양하다. 클리오가 이 모든 것을 만족 시켜 줄 수 있다고는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차 클리오는 ‘그것 봐(Vois cela). 난 엄청나진 않아도 멋지다니까’라고 전한다. 섣부른 판단을 내리기 전에 꼭 한번 시승해 보기를 권한다.
최정필 에디터 gcarmedia@g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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