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칼럼]테슬라 파산설은 쉽게 넘길 수 없다
- 정보 칼럼
- 2018. 4. 3. 11:30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엘런 머스크 최고경영자가 만우절을 맞아 ‘테슬라가 자금난으로 파산했다’는 농담을 던졌다. 엘론 머스크는 테슬라의 보급형 전기차 모델3에 기댄 채 찢어진 박스를 덮었으며 박스엔 파산(Bankwupt!)라는 단어를 적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테슬라의 신용등급을 낮추고, 한 헤지펀드社가 내놓은 “4개월 내 파산할 것”이라는 이라는 전망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그러나 테슬라의 앞날이 밝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는 별로 없다. 내연기관이 사라지고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미래자동차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엔 변함이 없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발전시키고 확장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에도 큰 이견은 없다. 그러나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대답은 상당한 온도 차를 보인다.
테슬라의 현재 상황은 어떨까. 아쉽게도 마냥 좋은 상황은 아니다. 지난 2013년 설립 이래로 흑자를 기록한 분기는 2016년 말 한번 뿐이다. 흑자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손익분기를 넘기엔 한참 부족한 수준이며, 이후로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슬라는 보급형 전기차 모델3의 출시에 전념했고, 이를 위해 공장을 확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델3는 배터리 공급 문제와 모델3 생산을 위해 만든 공장의 자동화 설비 미완성, 인력 수급 등의 문제로 생산량은 수제작을 하는게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미미했다. 테슬라가 밝힌 2017년3분기의 모델3 생산량은 220대에 불과했고, 그들이 자신 있게 ‘생산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힌 2017년 마지막 주의 생산량이 1000대다. 생산 지연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결과로 볼 수 있지만 테슬라의 생산 능력에 대한 의심은 사라지지 않았다. 엘런 머스크는 “모델3 생산을 위한 공장 자동화 문제가 해결됐으며 안정적인 생산을 위해 생산 속도를 낮췄다”고 밝히기도 했으나 일각에서는 “생산 안정을 위해 생산 속도를 낮췄다는 자체로 자동화 설비가 미완성이라는 사실을 대변한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기도 했다.
테슬라의 악재는 이것뿐이 아니다. 최근 테슬라의 SUV 모델X가 사고로 인해 폭발, 운전자가 사망하며 차량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이 재기됐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해당 차량은 오토파일럿을 작동 중이었으며, 사고 직전 운전자가 차량을 제어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은 자율주행 단계 레벨 3에 준하는 기술로 자동차가 안전기능을 제어하며 탑승자의 제어가 필요한 경우 운전자에게 신호를 보낸다. 자율주행차의 단계는 미국 자동차기술학회(SAE)가 밝힌 개념으로 레벨0의 일반 차량부터 레벨 5의 완전 자율주행차까지 구분된다. 오토 파일럿의 경우 1시간 내에 3번 이상 차량의 신호를 무시할 경우 오토파일럿을 강제로 해제한다. 테슬라 오너를 비롯한 업계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반자율주행이 아닌 운전 보조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테슬라의 기술력에 의심을 갖게 되는 중요한 사례”라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번 모델X 사고가 발생한 직후, 테슬라의 주가는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테슬라가 도전하고 있는 분야는 한 둘이 아니다. 전기차 분야는 그 중 대표적인 분야일 뿐이다. 스페이스X, 자율주행 기술, 전기차 인프라 등 다양한 분야에 발을 담그고 있다. 어느 하나 가벼운 마음으로 도전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엘런 머스크가 억만장자라고 하지만 수익을 내지 못한 채 다방면으로 발을 넓히는 회사를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이는 없다. 수익이 나지 않는 기업에게 끝없는 투자를 할 수 있는 투자자 역시 없다.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전기차의 상용화에 기여한 바가 크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테슬라가 지속 가능한 기업인가는 다른 부분이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이 ‘파산’을 가지고 농담을 한다는 것은 자신감 보다는 자만감으로 비춰질 뿐이다.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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