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번째 화음, 혼다 어코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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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 3. 23. 11:29
1885년 메르세데스-벤츠의 창립자 중 한명인 칼 벤츠가 페이턴트 모터바겐을 내어놓았다. 엔진의 역사와 함께 시작하진 않았으나 이를 기점으로 자동차의 역사가 시작되었다고 보는 이가 많다. 약 130여 년의 자동차 역사가 만들어지는 동안 수많은 모델이 등장하고 사라졌다. 100년이 넘는 시간 두 자릿수의 세대 변경이 이루어진 모델은 찾아보기 힘들다.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모델 중 대표적인게 벤츠의 E클래스 정도다. 이름을 바꾸고, 헤리티지를 이어나가며 명맥을 이어온 모델도 있지만 완벽하게 세대 유지를 해온 모델은 손에 꼽힐 수준이다. 모든 모델이 성공하진 못한다는 것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혼다의 어코드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정확히는 ‘원래 의미 있던 모델’에 의미가 추가됐다. 1976년 1세대 모델을 미국에 출시한 이후 미국과 유럽, 일본에서의 ‘올해의 차’와 ‘베스트 셀링카’ 타이틀을 놓친 적이 거의 없다.
1세대 모델은 지금과 같은 세단이 아닌 3도어 해치백 모델로 출시됐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일본차’라는 타이틀을 갖고 출시된 1세대 어코드는 등장과 동시에 미국 시장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이듬해인 1977년 세단 모델을 출시하면서부터 ‘혼다의 세단 어코드’가 시작됐다. 해치백 모델에 탑재됐던 CVCC 엔진을 탑재한 세단 모델은 출시와 함께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2세대 모델은 1981년 출시됐다. 1세대와 마찬가지로 미국 오하이오 주의 혼다 공장에서 생산되기 시작해 일본에서도 생산이 시작됐다. 1세대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던 어코드지만 2세대 모델부터 ‘혼다’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됐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기술의 혼다’라는 별칭을 얻으며 미국 시장에서의 입지를 공고히 했다.
1986년에 출시된 3세대 모델은 2세대의 인기를 꾸준히 이어갔다. 라이트를 작동시키면 올라오는 팝업 해드램프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미국과 일본을 포함해 캐나다, 호주 등 세계 각지로 판매돼 그야 말로 ‘전성기’를 누린 모델이다. 출시와 동시에 일본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인기를 예고했고, 그 인기를 증명해낸 모델이다. 미국에서는 쿠페 모델이, 호주에서는 패스트백 형태가 적용된 3도어 해치백이 파생모델로 출시 됐으며 일본에서는 ‘어코드 투어러’라는 이름으로 왜건형 모델을 함께 판매했다.
3세대가 출시된 1986년, 혼다는 프리미엄 브랜드인 어큐라를 런칭한다. 비록 국내엔 진출하진 않았지만 어느새 3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는 셈이다. 새롭게 등장한 프리미엄 브랜드가 늘 그러하듯 어큐라 역시 혼다와 많은 부분을 공유다. 대표적인 모델이 1990년 출시된 4세대 어코드와 어큐라의 대표 모델인 레전드로 상당히 유사한 외관 탓에 같은 모델로 혼동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어큐라 레전드는 1994년 대우자동차와의 기술 제휴를 통해 ‘아카디아’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4세대 어코드는 기존에 탑재되었던 2.0L 엔진에서 새롭게 개발한 직렬 4기통 2.2L 엔진이 탑재되기 시작한 모델이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되어 엔진의 무게를 한껏 낮출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뛰어난 연비를 자랑했다. 또한 함께 적용된 전자제어식 4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승차감 역시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모델로 평가 받는다.
1994년 출시된 5세대 어코드는 전작 대비 확연히 커진 크기를 바탕으로 세그먼트의 변화를 겪은 모델이다. 4세대 모델에서 채용한 2.2L 엔진을 VTEC 방식으로 변경했다. ‘로버 미니’로 유명한 로버社와의 제휴를 통해 유럽에서는 로버600 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했으며 일본에서는 이스즈社의 아스카(Aska)로 판매하기도 했다.
ⓒ혼다 어코드 6세대 Type R
6세대 모델은 1998년 출시되었다. 파생모델로 혼다의 고성능 라인업 중 하나인 Type R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전작들과 달리 공격적인 라인을 가져가기 시작하며 얌전한 세단보다 공격적인 스포츠 세단을 목표로 했다. 이러한 변화는 스바루의 임프레자와 미츠비시의 랜서 에볼루션이 경쟁 모델로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거대한 리어 스포일러, 레카로 버킷 시트, 모모(momo) 스티어링 휠 등 다양한 퍼포먼스 파츠를 부착해 한껏 공격적인 인상을 갖고 있었다.
2002년부터 판매된 7세대 모델은 자동차 그 자체보다 광고가 더 큰 이슈가 됐다. 혼다 어코드에 들어간 부품들을 이용해 구성한 도미노 영상이 그 주인공이다. 하나의 코그(톱니바퀴)에서 시작돼 어코드 왜건이 나무판에서 내려와 멈춰서는 이 광고영상은 ‘가장 많은 광고상을 받은 광고’로 기네스북에도 등재가 됐다.
7세대부터 다시 얌전하고 편안한 세단의 형태로 돌아온 어코드는 2008년 출시한 8세대 모델에서 고급 세단의 이미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 4기통 2.4L 엔진과 V6 3.5L 엔진이 적용되며 퍼포먼스와 편안함을 더욱 강조하기 시작했다. 특히 측면을 길게 가로지르는 캐릭터 라인으로 차분한 인상을 완성했다.
최근까지 판매한 9세대 모델은 고급스러움과 파격을 함께 적용했다. 특히 2016년 진행된 페이스리프트는 ‘극적인 디자인 변화’라는 표현이 적절하다. 스포티함을 강조했던 6세대 어코드보다 강렬한 변화였다. 혼다의 국내 판매량 중 60% 가까이 차지한 것은 물론 국내 판매된 수입차 중 가솔린 모델 상위권을 꾸준하게 지켰다.
혼다의 10세대 어코드는 오는 2분기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 이후 만 1년 만이다. 전작에서 사용된 3.5L V6 엔진과 L4 2.4L 엔진을 과감히 포기했다. 최근의 배출가스 감소를 위한 노력과 이를 위한 다운사이징이라는 추세에 따른 결정이다. 대신 터보 차저를 추가해 이전과 같은 퍼포먼스를 유지 했다는게 혼다의 설명이며 동시에 해외 매체의 평가다. CVT가 장착된 1.5L 터보 모델은 기존의 2.4 대비 강력한 성능을 발휘한다. 9세대 어코드 2.4 페이스리프트 모델 대비 출력은 12마력, 토크는 1.5kg.m이 증가해 최고출력 192마력, 최대토크는 26.5kg.m을 발휘한다. 2.0L 터보모델은 기존 대비 출력은 감소했으나 10단 변속기가 장착돼 보다 효율적인 드라이빙을 제공한다. 10세대 어코드 2.0 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252마력, 최대 토크 37.7kg.m(9세대 어코드 3.5 모델 최고출력 282마력, 최대 토크 34.8kg.m)을 발휘한다.
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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