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했는데 한국GM은 못하고 있는 것


한국GM의 사태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수익성 저하에서 군산공장의 폐쇄 결정, 노조와의 협의 결렬, 베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의 수 차례 한국 방문에 이어 이번엔 노조의 사장실 점거까지. 어느 하나 쉽게 넘어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완성차 제조업체는 대부분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 현대자동차그룹만은 철옹성 같은 굳건함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쌍용자동차는 상하이 자동차를 거쳐 지금의 마힌드라 그룹으로 인수됐다. 그 과정에서 상하이 자동차의 쌍용차 법정관리 신청과 경영권 포기 등 상황이 악화되며 대규모 구조조정이 진행되었고, 평택 공장 점거, 해고자 복직 시위 등을 겪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설립 5년만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사재를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삼성자동차는 모기업인 삼성과의 결별을 선언해 르노의 품으로 들어갔다.



르노삼성과 쌍용자동차가 한국GM과 다른 점은 무엇 일까. 가장 큰 차이점은 사측과 노조의 대화의지, 그리고 상호존중이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쌍용차 사태가 절정에 치달았을 당시 과잉 진압, 무단 점거 등 과정이 순탄하지는 못했으나 사측의 향후 수익성 개선에 따른 해고자 우선 복직제안, 이에 대한 노조의 수용 등 정상화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다소 시간이 소요되었으나 쌍용차는 해고자의 순차적인 복직을 시행했고, 이러한 절차에 힘입은 노조는 티볼리와 G4렉스턴, 렉스턴 스포츠 등 신차를 연달아 출시, 성공시키며 급부상했다. 긴 시간 천천히 노사의 신뢰를 쌓아온 쌍용자동차는 8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타결을 이루어냈다.
르노삼성의 경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지만 사측에 대한 노조의 믿음이 강한 편이다. 지난 2017년의 경우 파업의 요건이 모두 갖춰졌음에도 불구하고 대화의 분위기를 이어갔고, 그 결과 3년 연속 무분규 임단협 이라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카를로스 곤 前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대표ⓒ카를로스 곤 前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대표


노사의 관계는 단순히 임금 단체 협약에만 묶여있지 않다. 사측은 기업의 수익성 향상을 위해 신제품의 개발과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고 근로 조건의 개선을, 노조는 성실 근로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의무가 있다.
쌍용자동차의 경우 티볼리 브랜드의 성공적인 런칭과 소형 SUV 시장의 개척, G4렉스턴의 유럽 진출과 렉스턴 스포츠의 런칭 등 꾸준한 성장을 이루어왔다. 이를 통해 사측이 노조에게 약속한 해고자의 복직 또한 꾸준히 진행 되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여기에 렉스턴 스포츠의 생산력 확대 등을 위해 근무 스케줄의 조정 등을 진행해 근로자의 업무 피로도를 최소화 하는 등의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을 통해 쌍용자동차는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노사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업으로 평가된다.
르노삼성은 SM6 QM6의 개발을 주도한 동시에 내수 판매와 수출 모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더불어 르노-닛산-미츠비시 얼라이언스 중 닛산의 수출 물량에 대한 생산 수주를 꾸준히 확보해 탄탄한 바탕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르노-닛산-미츠비시 얼라이언스의 회장 카를로스 곤 회장의 투자 약속과 약속의 이행, 혹독한 회생 계획의 실행을 통해 지난 2013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카허 카젬 한국GM 대표이사


그렇다면 한국GM은 무엇이 다른 것일까. 한국GM이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1 8600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신차 개발에 투자했다. 그러나 한국GM 주도로 개발되었다고 볼 수 있는 차량은 없다. 말리부와 크루즈는 물론 SUV 라인업 역시 한국GM이 주도적으로 개발을 진행한 차량은 찾기 힘들다. 출시 된지 한참의 시간이 흐른 소형 SUV 트랙스와 올란도, 캡티바 등은 큰 변화 없이 소위 껍데기만 바꾼 차라는 악평을 받고 있다. 국내 생산의 가능성이 언급되며 기대를 불러왔던 전기차 볼트EV 역시 국내 생산이 무산된 채 적은 물량만이 수입되고 있는 실정이다.
 
신차 배정 역시 소문만 무성할 뿐 준중형의 에퀴녹스와 대형의 트래버스 역시 국내 생산은 물론 출시마저 기약이 없다. 에퀴녹스의 경우 지난 2월 국내 인증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끝을 알 수 없는 기다림을 계속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부평과 창원의 한국GM 생산 공장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한계에 도달해 있고 군산공장이 폐쇄 되었기 때문에 출시된다 하여도 국내 생산이 아닌 수입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쉐보레 에퀴녹스ⓒ쉐보레 에퀴녹스


노조의 움직임 역시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와 함께 매년 파업에 동참하며 귀족 노조’, ‘악성 노조라는 악평을 듣고 있다. 여기에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진행된 임금 단체협약에서 1인당 3000만원 상당의 회사 주식 배정을 요구 하는 등 끊임 없이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4년부터 계속된 영업 손실에도 불구 노조는 계속해서 임금 인상을 요구 하는 동시에 임금 협상이 타결되기까지 걸린 시간도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최장시간을 소비해왔다. 소요된 시간만큼 정상적인 조업이 이루어지지 않았음은 당연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일부 강성 노조원들의 사장실 점거와 임원 억류, 집기 파손 등 강압적인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국GM 사태는 길을 알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되었다.


ⓒ한국 GM 부평 본사 전경ⓒ한국 GM 부평 본사 전경



군산 공장 폐쇄에서 시작된 한국GM 사태는 이제 한국GM만의 사태가 아니게 되었다. 군산의 지역 경제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은 물론 한국GM 협력 업체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GM 본사가 한국GM을 철수할 경우 국내 자동차 산업의 침체와 기술과 자본의 유출 등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국가 경제의 문제로 발전한지 오래다. GM 본사의 주도가 아닌 한국 GM의 자발적인 자생안과 함께 노사 양측의 자발적인 양보와 협력이 그 어느 때 보다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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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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