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전기차는 어떻게 발전해 왔을까?

 

올 하반기 포르쉐의 스포트라이트는 브랜드 미래를 책임질 순수전기차 타이칸(Taycan)에게 집중됐다. 양산 전기차 최초로 800V 전압 시스템을 사용하는 타이칸은 포르쉐 특유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마음껏 즐길 수 있고, 약 23분만에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할 수 있어 충전시간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였다.

타이칸의 출시와 함께 포르쉐는 본격적인 전기화를 시작한 듯 보인다. 하지만 포르쉐가 100여년 전 이미 전기차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포르쉐의 첫번째 모델이 전기차라면? 포르쉐와 전기와의 관계는 꽤 오래전부터 시작됐다.타이칸 보다 한발 앞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포르쉐의 일반도로를 달릴 수 있는 전기화 자동차에 대해 알아보겠다.

먼저 전기화 자동차의 종류에 대해 간략히 정리해보겠다. 전기화 자동차는 엔진 외에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사용해 움직이는 자동차를 말한다. 전기화 자동차는 크게 타이칸과 같이 엔진 없이 전기모터로만 움직이는 순수전기(BEV, Battery Electric Vehicle), 전기모터가 엔진을 서포트하는 하이브리드(Hybrid Vehicle), 전기모터가 엔진을 서포트하고 때론 독립적으로 구동해 자동차 주동력을 사용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Plug-in Hybrid Electric Vehicle) 3개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아직 대중적이진 않지만 점차 양산 모델이 확대돼 가는 수소연료전지차도 포함할 수 있다.

포르쉐의 설립자인 페르디난트 포르쉐(Dr. Ferdinand Porsche)박사는 19살의 어린 나이에 집안 조명을 직접 설치할 정도로 전기 기술에 남다른 재능을 보여왔다. 여러 전기 관련 회사에서 경험을 쌓은 포르쉐 박사는 25살이 되던 1900년 로너-포르쉐(Lohner-Porsche)라는 하이브리드카를 공동개발해 파리엑스포에 참가한다.

로너-포르쉐는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가 사용된 하이브리드카다. 여기서 엔진은 구동에 관여하지 않고 전기모터에 전력을 제공하는 발전기를 돌리는 용도로만 사용됐다. 지금의 주행거리연장 전기차의 시초가 된 모델이다. 로너-포르쉐는 2.5마력을 내는 두개의 모터로 최고속도 37km/h를 냈다. 포르쉐 박사는 또 그 해 세계 최초 현대적 개념의 하이브리드카 ‘Semper Vivus’(영어로 always alive)도 개발했고, 1901년에는 로너-포르쉐의 양산 준비모델인 로너-포르쉐 믹스테를 생산한다.  

하지만 2톤이 넘는 무거운 무게와 생산된 전기를 저장할 수 있는 기술이 없어 포르쉐 박사의 하이브리드카는 양산되지 못하고 하이브리드 기술을 정립했다는 의의를 남긴 채 퇴장한다. 포르쉐 박사가 고안한 하이브리드카는 로너-포르쉐가 첫 등장한지 100년이 지난 2010년 포르쉐 카이엔에 적용된다.

포르쉐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S-하이브리드는 카이엔을 시작으로 5도어 패스트백 세단 파나메라에도 적용된다. 파나메라 S-하이브리드는 럭셔리 브랜드 최초의 병렬식 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모델이기도 하다. 파나메라 S-하이브리드는 유럽기준 14.7km/L의 효율성을 보여주면서 380마력의 성능으로 포르쉐의 다이내믹한 주행성능을 만끽할 수 있는 모델이다.

S-하이브리드를 장착한 카이엔과 파나메라를 이은 포르쉐의 전기화 모델은 포르쉐 최초의 하이퍼카 918 스파이더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방식의 918 스파이더는 시스템 출력 약 900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내면서도 엔진 구동없이 약 30km를 전기모터만으로 주행할 수 있는 친환경모델이다.

2013년 918 스파이더의 출시 2년 후인 2015년. 포르쉐는 918 스파이더에 사용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2세대 파나메라에 적용한다. 포르쉐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E-하이브리드를 장착한 파나메라 E-하이브리드는 럭셔리 브랜드 최초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사용한 세단으로 등극했다. 특히 포르쉐의 E-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효율성 뿐 아니라 680마력, 91.8kg·m(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 기준)이라는 막강한 성능 수치를 보여주며 효율성과 퍼포먼스를 모두 챙긴다.

이렇게 하이브리드-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이어져 내려온 포르쉐의 전기화 자동차는 타이칸으로 이어진다. 타이칸은 단순히 브랜드가 처음 만든 순수전기차가 아니라 포르쉐 박사의 혜안을 통해 시작된 포르쉐 전기화 DNA를 간직한 모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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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종우 에디터 gcarmedia@gca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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